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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소형빌라·다세대, 주택 수 합산에서 뺀다

박인혜 기자
입력 : 
2022-03-30 18:02:27
수정 : 
2022-03-31 20: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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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다주택 요건 완화
임대공급 유도해 주거 안정
주거용 오피스텔도 해당될 듯
◆ 윤석열 인수위 ◆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안정적 전월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서민 주거 형태인 소형면적의 빌라·다세대주택에 대한 주택 숫자 합산 배제를 검토 중이다. 주거용 오피스텔도 소형면적에 한해 보유 주택 숫자에서 빼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5일 국토교통부의 인수위 업무보고에 깜짝 등장해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완화를 시사한 이후 행보다. 보유주택 숫자에서 일부 주택을 배제하게 되면 다주택자들의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이로 인해 임대주택 물량 공급에 숨통이 트일 수 있지만 이른바 '갭 투자'가 다시 늘어날 우려도 있다.

30일 인수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매입 임대주택의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요건은 금액(임대주택 등록 시점에 6억원, 수도권 외 3억원)과 임대기간(2020년 8월 18일 이후 10년)을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지난 몇 년 새 집값이 폭등하며 이 같은 요건에 해당되는 주택 숫자도 줄었고, 임대주택 사업자에 대한 혜택도 사라지다시피 하면서 민간의 임대주택 공급은 오히려 감소했고, 보증금과 월세 등 임대료가 세입자에게 전가된 상황이다. 그나마 주거용 오피스텔은 아예 합산 배제에서 빠져 있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빌라나 다세대주택은 물론 현재 합산 배제 요건에서 빠져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넣어 종부세 부과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할 수 있게 하되 면적 기준을 넣고 금액 기준은 조정하는 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오피스텔은 사무실용으로 쓰는 경우에만 양도세 등 납부 시 주택 숫자에서 빼줘 세금 중과를 면할 수 있다. 한 인수위 관계자는 "전용률이 낮은 오피스텔은 전용 84㎡ 정도까지, 기타 다세대나 빌라는 전용 59㎡ 이하 주택을 다주택자들이 임대주택으로 장기간 안정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단독] "부동산 시장 규제, 文정부 이전 상태로 복원하겠다"

인수위 부동산TF 시동

민간 부동산 전문가 9명 위촉
대출규제 완화·임대안정 논의

공정시장가액 비율부터 손질
법개정없이 시행령으로 가능

뉴스테이 임대 부활 예고
20년후 분양으로 개선 검토
분상제·초과이익환수도 보완
사진설명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산하 부동산태스크포스(TF) 활동의 핵심 키워드는 '부동산 규제, 문재인정부 이전으로 복원'으로 잡혔다. 인수위 부동산TF는 30일 이 같은 기조하에 첫 회의를 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현 정부 들어 지나치게 규제가 많아졌고, 그 결과 집값이 안정되기보단, 오히려 가격이 오르고 서민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졌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면서 "TF의 주요 과제는 기존에 난립했던 규제를 최대한 단순하고 명쾌하게 정리하면서, 집값이 폭등하기 전의 상태로 세 부담 수준을 낮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원일희 인수위 부대변인은 부동산TF의 첫 회의에 대한 브리핑을 하면서 "부동산TF는 금융세제와 공급·주거복지분과로 나눠 활동하게 된다"면서 "특히 부동산TF에는 9명의 민간시장 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는데 이유는 시장 친화적이고 현장감이 있어야 한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에서다"고 밝혔다.

금융세제분과에서는 부동산과 관련된 과도한 세부담 완화와 대출규제 합리화, 임대차시장 안정 등을 논의한다. 대출규제 합리화 분야의 방향은 이미 나와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완화하겠다는 안을 내놓은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DSR까지도 완화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현재 올라가고 있는 기준금리 상황과 가계부채 관리의 필요성을 감안해 LTV는 완화하되, DSR는 그대로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과도한 세부담 완화를 위해선 일단 인수위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법 개정 없이 시행령으로만 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방안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다. 주택의 공시가격이 10억원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라고 가정하면 6억원이 과세표준이 된다. 이 비율은 재산세의 경우 60%, 종부세는 100%가 적용되는데 인수위는 이 비율을 어느 정도로 조절할지를 판단할 전망이다.

임대주택사업자 등록 활성화를 통해 최대한 장기적, 안정적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임대 매물을 확보하고, 이 매물을 제공하는 이들에겐 세제혜택을 주겠다는 것도 인수위의 복안이다.

전날인 29일 심교언 TF팀장이 민간임대주택사업자 제도 활성화를 밝힌 바 있다. 일반적으로 '다주택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집 외 주택을 임대매물로 내놓고,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해 임대료 상한율을 제한하고, 장기 제공할 것을 약속하면, 소형 빌라나 다세대, 오피스텔 등에 대해선 주택 숫자 합산 배제를 해주겠다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주택 숫자가 많을수록 세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현재 구조에서 주택 숫자 합산 배제는 꽤 큰 '당근'이다. 여기에 양도세 중과 배제까지 넣게 되면 시장에서 스스로 임대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유인이 생긴다는 것이 인수위의 계산이다.

박근혜정부 당시 도입됐던 기업형 임대주택, 이른바 '뉴스테이' 부활이 예고된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도입될지가 관심거리다.

기업이 나서서 대규모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라는 점에서 '물량공세'가 가능하지만, 8년만 임대한 후 분양해버리는 과거 구조에선 대기업 건설사만 배불린다는 비판도 나왔다. 서울 등 핵심지에선 용지 확보 자체도 어려웠다. 이 때문에 이를 부활하기 위해선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단 이야기가 나온다.

인수위 내부에선 과거 8년 임대 후 분양이었던 뉴스테이의 '룰'을 오세훈표 '시프트(장기전세주택)'처럼 20년 임대 후 분양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기업 배불리기' 논란을 피하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브랜드 임대주택'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공급 대책도 윤 당선인의 공약에 맞춰 이행해 나갈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임기 내 250만가구 공급을 약속했는데, 방점은 공공택지 개발과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찍혀 있다. 공공택지 개발은 정부 주도로 가능하고 대규모 물량(142만가구)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재건축·재개발은 정부의 의지로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인수위는 △안전진단규제 합리화 △신속통합 인허가 △분양가상한제 제도 보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수정 등의 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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